검색결과35건
산업

이사회 입성한 롯데 신유열, 지분 챙기기도 시작되나

승계 가도를 밟고 있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최근 가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 전무가 주도하는 미래 신사업이 주주들에게 첫 선을 앞둔 가운데 지분 승계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무와 롯데가 미래 먹거리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메타버스를 오는 28일 롯데지주 주주총회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8일 롯데는 신 전무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계열사 사장 등이 모이는 자리에서 AI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그룹의 전략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 전무에게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기고 신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미래 경쟁력을 갖춘 '뉴롯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사업 발굴이 필수인데 신 전무가 조타수 역할을 맡은 셈이다. 이번 주총 때 선보일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신 전무가 직접 체험을 하는 등 애정을 쏟은 신사업이다. 그룹 차원에서 키우고 있는 신사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을 마련하는데 칼리버스가 메인이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메타버스와 관련한 전시가 마련될 것이라고 들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지난해 주총에서도 미래형 자율주행 셔틀, 전기차 충전 플랫폼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마련한 바 있다”고 말했다. 칼리버스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을 극사실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롯데정보통신이 2021년 칼리버스를 인수했고, 메타버스 플랫폼 구현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칼리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가상현실(VR) 촬영과 합성 기술 등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도 실제 인물의 모습을 현실처럼 구현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CES에서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찾은 신 전무는 칼리버스를 직접 체험하면서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어 보이는 등 남다른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첫 등기임원으로 합류한 신유열 전무는 최근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최근 롯데그룹의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인 헬스앤웰니스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 분야는 미래의 핵심 먹거리로 젊은 오너가들이 중점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분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올해 임원을 달며 바이오 먹거리에 힘을 쏟고 있다. 1년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한 신 전무가 이제 언제 지분 증여를 받을지 관심사다. 현재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상 일본 롯데홀딩스가 핵심이라 신동주 전 부회장과 매년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의 지분 증여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롯데알미늄 물적분할과 관련해서도 대주주 자격으로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분 증여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호텔롯데 상장 시기와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배구조 관점에서 호텔롯데가 상장되어 롯데지주로 편입된다면 지배구조가 완성되기 때문이다.일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 지분 19.07%로 최대주주다. 호텔롯데는 11.10%의 롯데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호텔롯데는 롯데건설,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등의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 30% 이상을 소유한 대주주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호텔롯데 지분으로 롯데그룹을 지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 시 신주 배정이나 유상증자 참여, 신동빈 회장의 지분 증여 등으로 신유열 전무가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2017년 지주사 출범 때부터 줄곧 언급됐던 롯데그룹의 숙원 과제”라며 “호텔롯데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상장 시기에 대한 얘기가 조금씩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19 07:00
산업

SK그룹과 시너지 노리는 SK바이오팜 2023년 적자 폭 축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목하는 SK바이오팜이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연간 영업손실의 폭을 축소했다. SK바이오팜은 29일 2023년 영업손실이 371억원을 기록하며 재작년(1311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44.2% 증가한 3549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363억원으로 적자 폭이 축소됐다.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52억원으로 재작년 동기(영업손실 446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1268억원으로 같은 기간 101.9% 늘었고, 순이익은 78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2개를 보유하고 있다. 또 최태원 회장의 장녀가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몸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SK바이오팜 측은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 인수에 따른 비용이 증가했다”며 “하지만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자사의 대표적 신약인 세노바메이트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2708억원으로 재작년보다 60.1% 증가했다. 세노바메이트의 작년 4분기 미국 매출은 777억원으로 재작년 동기보다 56.2%, 전 분기 대비 2.7% 증가했다.세노바메이트의 4분기 처방 수 증가 추세가 유지됐음에도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낮았던 것은 지난해 말 도매상의 과도한 재고 증가를 억제했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초 최대 폭의 약가 인상(6%)과 매 분기 안정적인 흑자 유지를 고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성장으로 창출된 현금 흐름과 마케팅 인프라를 통해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기술 플랫폼과 항암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이달 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지속적인 성장과 SK그룹사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신규 모달리티 기술 플랫폼과 항암으로 영역을 확장해 대형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29 14:44
산업

SK 최창원 첫 쇄신이 ‘주말 회의 부활’, 이유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그룹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주 4일제’ 도입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되려 ‘주말 회의’를 부활시키는 역행적 면모로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들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격주 토요일 개최로 변경하기로 했다. 월 1회로 열렸던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가 월 2회로 늘어난 것이다. SK수펙스 의장 주재로 열리는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핵심 계열사의 CEO들이 참석해 그룹 경영 전반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는 SK그룹의 ‘사장단 회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토요일 회의는 2000년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24년 만에 공식적인 부활로 해석되기도 한다. SK 관계자는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는 수펙스 의장 주재로 CEO 3~4명 정도가 모여서 하는 것으로 사장단 회의와는 거리가 있다”며 “주말 회의의 마지막이 언제였는지는 공식적인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서든데스(돌연사)’ 경고를 언급했을 정도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번 결정과 함께 수펙스 임원들은 유연근무제의 일환으로 월 2회 부여되는 금요일 휴무 사용 여부도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부터 경영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토요일 회의의 성격은 주말에도 일을 제대로 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침체 돌파를 위한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쇄신을 강조했다. 해현경장(거문고의 줄을 고쳐 매다)을 언급하며 느슨해진 경영 시스템을 재정비하자는 주문이었다. 그룹의 2인자인 최창원 의장은 이 일환으로 ‘주말 회의 부활’을 주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 의장은 SK케미칼 기획관리실장 재직 당시 국내에 명예퇴직제를 처음 도입한 인물이다. 1996년 당시 조직 인력의 3분의 1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그동안 이런 신속한 결단력을 바탕으로 조직 효율화에 강점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글로벌 장기 침체 국면에서 그룹의 핵심사업 실적이 부진하자 또다시 칼을 뽑아 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배터리의 최전방에 있는 SK온은 지난해 3분기에 매출이 처음으로 역성장하는 등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를 담당하는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3년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가 전망되고 있는 우울한 상황이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도 임원들이 ‘주말 이틀 중 하루 출근’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지만 SK그룹처럼 ‘주말 회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오너 중심의 경영에서 결국 실행력이 중요한 데 일반 근무시간 외 주말 회의에서 머리를 맞대고 위기의 돌파구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25 07:01
산업

'형님' 최태원·정의선·정기선은 현재, '동생' 신유열·김동선은 미래 향해 CES 출격

대기업 오너들이 올해 첫 대외 행보에 나선다.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다. 역대 최대인 600개의 국내 기업이 이번 CES에 참가한다. ‘형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현재의 기술과 전략을 뽐낸다면, ‘동생’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 임원(부사장)은 미래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출격한다.7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CES 2024 현장을 찾는다. 총수가 직접 방문하고 관심을 드러내는 만큼 SK그룹은 CES 부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 등 7개 계열사 통합으로 체험형 전시관을 조성한다. 친환경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SK는 탄소 감축으로 기후 위기가 사라진 넷제로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행복’이라는 주제로 마련되는 전시관은 맑은 공기, 쾌적한 주거환경 등 기후 위기가 사라진 넷제로 세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미래형 기차와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타고 인공지능(AI)으로 운세도 볼 수 있는 테마파크 콘셉트로 마련된다. SK는 2030년 기준으로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2억t)을 줄이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SK의 테마파크 콘셉트 부스 ‘SK원더랜드’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꼽은 ‘올해 CES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꼽히기도 했다. CTA는 "SK는 클린 에너지 열차, 매직 카펫 탑승, 춤추는 EV 등을 선보이는 인터랙티브 놀이공원 부스 디자인을 연다"고 소개했다. SK의 탄소 감축 여정에 동참하는 것이 행복이고, 이 지속 가능한 행복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그린에너지, 인공지능(AI)·디지털, 바이오 등으로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2년 만에 CES를 찾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슈퍼널·제로원 등 계열사 5곳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한다. 특히 그룹을 대표하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 양사는 2019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CES에 함께 나선다. 2년 전 정의선 회장은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해 세계인의 시선을 모은 바 있다. 올해도 주력 모빌리티 사업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CTA는 자동차 기술 관련 250개의 이상의 전시업체 중 모빌리티의 대표 부스로 현대차와 기아로 꼽기도 했다. 현대차는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인간 중심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 모빌리티 현재 기술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현대차는 연구소 등 1000명의 그룹 임직원을 CES 참관단으로 보내 그룹 비전을 생동감 있게 내부에 공유할 계획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올해도 전면에 나섰다. 지난해 ‘바다의 대전환’을 주제로 내세웠다면, 올해는 인류 혁신의 기반이 되는 육상에서의 미래 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기선 부회장은 가전업체를 제외하고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기조연설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CTA는 다른 기조연설자들과 함께 정 부회장을 ‘꼭 봐야 할 기조연설’로 꼽기도 했다. 오너가 3세로 후계 준비를 하고 있는 신유열 실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엔진 발굴이라는 고민을 안고 CES로 향한다.신유열 실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과 신사업 발굴을 책임지는 조직을 맡았다. 최첨단 기술이 집결되는 CES에서 롯데가 힘주고 있는 신사업인 바이오와 헬스케어 관련 부스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신 실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아 바이오사업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과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을 겸하고 있는 만큼 유통과 로봇 기술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사명감을 갖고 푸드테크,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08 07:00
산업

LG CNS·현대엔지니어링·SSG닷컴 줄줄이 연기...올해 10대 그룹 IPO 전멸

불과 2년 전만 해도 ‘활화산’처럼 뜨거웠던 기업공개(IPO)가 올해는 차갑게 식었다. 10대 그룹 기업들의 IPO가 전멸할 만큼 역대급 한파가 이어졌다. 기관들의 수요예측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은 계열사들이 줄줄이 상장을 연기했지만 시장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다. LG CNS,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올해 상장 무산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대어 시장이 마감됐다. 17일 상장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끝으로 연말까지 공모가를 기준으로 조 단위의 가치를 지닌 IPO 기업은 없을 전망이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주가가 지지부진하자 IPO 시장은 역대급 한파를 맞이했다. 10대 그룹 중 올해 IPO를 통한 상장 기업이 전무했다. 올해 상장을 예고했던 LG CNS를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SK), SSG닷컴의 상장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냉랭한 IPO 시장이 분위기가 지속됐다. 불과 2, 3년 전 10대 그룹들이 IPO를 통해 신사업과 공장 증설 등의 투자금을 확보하는 모습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특히 SK그룹의 경우 2020년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SK아이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까지 연이어 IPO 대박을 터트리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에 현대차그룹을 밀어내는 등 시총 규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LG그룹의 경우 지난 2022년 단군 이래 최대 공모로 꼽힌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SK그룹을 제치고 시총 규모 2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IT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LG CNS는 올해 초만 해도 연내 상장이 유력했지만 얼어붙어 IPO 시장 분위기에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또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한 상속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 비상장 주식인 LG CNS의 가격산정이 화두가 되면서 IPO에 영향을 받고 있다. 구 회장 일가는 구본무 전 회장에게 LG CNS 지분 1.12%를 상속받은 바 있다. LG CNS는 기업가치 5조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동종업계의 삼성SDS는 시총 11조원 규모다. SK의 경우 SK스퀘어의 자회사인 원스토어의 상장을 노리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원스토어는 상장 철회 후 IPO 재도전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인 11번가도 주주 간 계약상 올해까지 상장해야 했지만 물 건너갔다. 시장 회복 불투명, IPO 한파 언제까지 지난 8월 상장한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파두의 주가 폭락 사태’로 인해 안정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10대 그룹의 IPO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파두는 반도체 설계 분야의 첫 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3개월 만에 실적 부진으로 급락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지난 15일 파두와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예고했다. 집단 소송법이 시행된 이래 IPO와 관련한 첫 증권 관련 집단 소송이다. 이 같은 여파로 IPO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여 한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상장을 준비 중인 대기업의 관계자는 “시장이 얼어붙은 올해 상장을 하는 것은 ‘자살 행위’와 비슷하다”며 “추세를 지켜보면서 상장 추진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부터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고 침체가 풀리면 IPO 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에는 그동안 움츠렸던 10대 그룹의 계열사들이 대거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LG CNS를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SSG닷컴, 원스토어, HD현대글로벌서비스, 올리브영(CJ), SK에코플랜트 등이 IPO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현신균 LG CNS 대표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이인영 SSG닷컴 대표 등이 2024년 상장 카드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외 건설 인프라 업체인 SK에코플랜트는 LG CNS처럼 기업가치 5조~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CJ그룹의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도 2조원 가량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언제 시장이 개선될지 불투명하지만 시장의 추세에 따라 대기업들이 상장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IPO 시장에 비해서는 대어급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17 07:00
산업

잠잠했던 SK 바이오 기업들, SK바이오팜 중심 연대로 주목

한동안 잠잠했던 SK그룹의 바이오 계열사들이 연대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처럼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확실한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SK그룹 바이오 기업 중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미국 바이오 기업 프로테오반트 사이언스를 인수해 미국에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연구 거점을 마련했다. 또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SK그룹 바이오 기업과 관계사 간 연대를 통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세노바메이트로 수익을 내서 또 다른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그림이다. SK바이오팜은 내년에 뇌전증 치료제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 2029년에 연간 매출 10억 달러(1조2700억원), 영업이익 6억 달러(7600억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혔다.세노바메이트는 SK그룹 바이오 계열사들이 힘을 합쳐 생산하고 있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SK팜테코가 생산하고,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현지 직판을 담당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내 직접 판매로 매출총이익률이 90% 중반에 달하는 높은 수익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SK바이오팜이 차세대 먹거리라고 밝힌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와 세포 유전자 치료제(CGT) 개발도 SK그룹사와 연대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RPT의 경우 SK가 투자한 미국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와의 협력으로 빠르게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아시아 시장을 선점한다는 포석이다. RP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적물질에 결합해 미량을 체내에 투여해 치료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꼽힌다. SK바이오팜은 다른 제약사들이 쉽게 확보할 수 없는 방사성 원료를 테라파워로부터 확보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 기술이 성숙하려면 5~7년 먼저 움직여야 한다”며 “향후 아시아에서 가장 큰 방사성의약품 플레이어가 될 거란 확신이 있다”고 자신했다. CGT는 살아있는 세포나 유전 물질을 환자에게 전달해 유전적 결함이나 질병을 치료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제 개발을 위해 SK팜테코가 인수한 프랑스 CGT CDMO 기업 이포스케시와 미국 CBM이 연계해 시너지를 낼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이처럼 SK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기회와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30년 이후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실현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SK바이오팜에는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씨가 전략투자팀장을 맡는 등 미래 비전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바이오 관련 분야에 5년간 최소 6조원을 투자한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 구심점이 되고 있는 SK바이오팜은 2026년까지 150억 달러(19조원) 가치를 가진 글로벌 빅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21 07:00
산업

SK 오너가 3세들 해외 실무경험 쌓기 한창...경영 수업 본격화

SK그룹 오너가 3세들의 경영 승계 수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해외 실무경험 쌓기에 중점을 두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최인근 SK E&S 매니저가 올해부터 북미 사업 총괄 조직인 패스키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패스키는 미국 뉴욕에 거점을 둔 SK E&S의 북미 법인이다. 최 매니저는 패스키에서 글로벌 에너지 사업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장남은 2020년 SK E&S 서울 본사 전략기획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바 있다. SK E&S는 에너지 계열사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가장발전소 등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최 매니저는 신재생 등 SK그룹이 힘을 주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키는 SK E&S의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투자회사다. SK그룹 북미 법인의 핵심 중 하나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패스키의 이사회 의장 겸 최고투자책임자여서 조카 최 매니저를 챙기는 등 실무경험을 쌓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세 자녀는 나란히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 실무경험을 쌓고 공부를 하며 경영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최 매니저는 2014년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했고, 보스턴컨설팅그룹 인턴십을 거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 팀장도 유학파다. 베이징국제고를 졸업한 그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 학사를 마쳤다. 2019년 휴직 후 미국 스탠포드대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복직했다. SK바이오팜의 핵심인 전략투자팀장을 맡은 그는 실질적인 신약 개발 태스크포스(TF)에도 합류했다. SK바이오팜은 지주사 SK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겨냥하며 신약개발 TF를 만들었다. 장동현 SK 부회장이 TF장을 맡았다. 아직 초기 단계라 신약개발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생물학과 생명정보학 등을 전공하며 관련 지식이 풍부한 최 팀장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차녀 차민정 SK하이닉스 팀장은 베이징대 경영대 출신이다. 그는 현재 휴직을 하면서 미국 원격의료 스타트업의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그는 창업과 인수합병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는 SK하이닉스를 대표해 연설도 하고 투자자들도 두루 만났다. 3세들이 경영 승계 수업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회장도 세 자녀에게 승계 기회를 주고 있다. 그는 BBC코리아와 인터뷰에서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건 없다. 경영 승계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며 “결국 자녀의 선택”이라며 기회를 줄 것임을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3세 승계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은 자식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는 유형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3세 경영 여부는 본인들의 선택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18 06:58
산업

SK바이오팜, 신약 매출 증대에도 1300억 적자 전환

SK바이오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효과에도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SK바이오팜은 9일 2022년 연결 기준으로 13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영업이익 950억원)과 비교해 적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도 24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 감소했다. 순손실은 139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작년 4분기 영업손실은 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이익인 1340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628억원과 439억원이었다.SK바이오팜은 FDA 승인 신약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글로벌 기술수출과 관련한 수익이 감소하면서 영업 실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다만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116.3% 증가해 연초에 정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매출도 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내 처방 수는 약 5만건을 달성했다.SK바이오팜은 의료 전문가와 환자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펼쳐 올해에는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을 2700억원에서 3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SK바이오팜은 “기존 계약 관련 매출 등 600억원 정도를 포함하면 올해 4분기에는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세노바메이트를 기존에 출시한 15개국에 더해 올해 8개국에 추가로 출시하고, 뇌질환 영역 제품 개발 확대와 연구개발 플랫폼 혁신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FDA 신약 효과가 반감되자 실망 매도가 쏟아지면서 이날 SK바이오팜의 주가는 1.1% 떨어진 7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2.09 15:18
산업

SK그룹 3세 오너가 출발점 최성환, 주유소 접고 전기차 등 신사업 드라이브

SK그룹 오너가 3세가 본격적으로 사업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SK그룹 3세들 중 가장 먼저 지휘봉을 잡고 미래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 1위 주유소 사업을 매각하는 등 SK네트웍스의 체질 개선은 3세 오너가의 의지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최성환 SK네트웍스 새 출발점, 아버지와 다른 길12일 재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가 SK그룹 3세 오너 경영의 시작을 알리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SK그룹은 대기업집단으로 묶여있지만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분류된다. 최종현 선대회장의 장남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남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2세 경영을 이끌며 주도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여기에 SK네트웍스와 SK디스커버리가 '따로 경영'을 펼치고 있다.SK네트웍스의 경우 올해부터 최성환 사업총괄을 필두로 하는 3세 경영의 막이 올랐다. ‘SK그룹의 맏형’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횡령·배임 사건에 연루되면서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3세 경영 시기가 좀 더 일찍 찾아왔다.1981년생인 최성환 사업총괄은 SK 최종건 창업주의 차남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이다. 최종건 창업주의 장남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지난 2000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이에 최신원 전 회장이 SK그룹 오너가의 맏형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어 아들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SK그룹 3세 오너가 ‘맏이’ 임무를 맡아 경영 리더십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재계 관계자는 “최성환 사업총괄이 3세 경영의 출발을 알렸다는 점에서 재계의 큰 이목을 끌고 있다. 경영적인 측면에서 아버지 최신원 회장이 성공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 만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맏형’임에도 SK그룹 내에서 크게 자리를 잡지 못했던 최신원 전 회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최 사장은 스타트업 등으로 크고 작은 실패를 겪으며 경험을 쌓았다. 아버지처럼 해병대를 전역한 그는 2009년 SKC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중국 푸단대를 졸업하고 런던비즈니스스쿨 MBA를 거친 그는 일찍부터 스타트업 창업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었다. 2014년 택시 플랫폼 사업을 영위했던 ‘쓰리라인테크놀로지스’를 설립했다. 그가 내놓은 ‘백기사’라는 모바일 콜택시 플랫폼은 ‘카카오택시’보다 일찍 출시됐지만 빛을 보진 못했다.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택시 플랫폼 사업은 비전 있는 아이템이었다. 이런 쓰라린 경험들을 바탕으로 SK네트웍스는 빠르게 포트폴리오 전환 작업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캐시카우’였던 주유소 사업이다. 주유소 업계 1위 사업자였던 SK네트웍스는 지난 2020년 현대오일뱅크에 1조3000억원에 해당 사업을 매각했다. 또 오랫동안 영위했던 패션 사업 부문도 현대백화점에 넘겼다.지난해 3월 SK네트웍스 사내이사로 올라선 최성환 사장은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SK의 지주사에서 사업지원담당, 글로벌 사업개발실장, BM혁신실 임원을 거치며 몸소 익혔던 사업형 투자사 모델을 SK네트웍스에 그대로 도입했다.SK 관계자는 “SK가 투자 전문 지주사로 사업을 확대하며 굵직한 성과들을 내왔다. 아직까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성환 사장이 SK 지주사에서 익힌 투자와 전략기획 등을 바탕으로 사업형 투자회사 모델을 SK네트웍스에 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캐시카우’ 주유소 접고, 포트폴리오 전환 드라이브SK네트웍스는 주유소 사업 등을 매각하는 등 미래를 향한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최성환 사업총괄은 전기차 충전, 블록체인, 미래 기술 사업 분야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며 밑거름을 닦고 있다. 블록체인 사업부가 신설됐고, 글로벌투자센터 등이 재편되면서 SK네트웍스의 투자 사업은 활기를 띠고 있다.그는 사업총괄 산하 신성장추진본부를 운영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전기차 충전 사업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3일 급속충전기 운영 기업인 에스에스차저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총 728억원을 투자했고, SK네트웍스는 50.1%의 에스에스차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면서 SK네트웍스는 기획실장을 맡았던 조형기 대표를 에스에스차저 수장으로 선임했다.에스에스차저는 이마트 등에 1650대의 전기차 급속충전기 사업을 운영하는 민간 1위 업체다. 1만대 이상의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는 공공기관과는 아직까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만 전기차 충전 사업이 점차 민영화될 계획이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SK네트웍스는 지난해 투자한 전기차 완속 충전 업체인 에버온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SK네트웍스 측은 “올해 상반기까지 고속도로 휴게소와 도심 150곳에 집중형 초급속 충전기를 구축할 예정이다. SK렌터카와 함께 에스에스차저까지 인수하면서 전기차 연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SK렌터카의 경우 2030년까지 20만대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SK네트웍스는 전기차 렌탈과 충전 사업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구상이다.최성환 사장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제 경영 컨설팅업체인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시장 규모는 2030년 3250억 달러(41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현재 전기차 충전시장 규모가 550억 달러 정도인데 6배 가까이 성장하는 셈이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 국내 전기차 충전사업 시장은 2조5000억원까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전기차 충전 외에도 최 사장은 블록체인, 미래 기술 신사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블록오디세이에 108억원,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에 260억원을 투자하는 등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위해 힘을 실고 있다. 또 SK네트웍스의 미국 투자법인인 하이코 캐피탈을 통해 실리콘밸리에서 각광받고 있는 미래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SK네트웍스 관계자는 “미국 투자법인에서는 대체로 4차 산업으로 유망한 기업들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며 “뇌 회로 분석 기업인 엘비스와 친환경 대체 가죽기업 마이코웍스, 스마트 농업(트랙터 무인자동화) 기업 사반토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유소 매각 대금을 통해 약 1조원의 유동성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인수합병 등을 위해 유망한 업체들을 물색하고 있다”고 했다. ‘말 많고 탈 많은’ SK그룹 3세 오너가 3세 오너가의 시작을 알린 최성환 사장은 SK 주식을 팔아 SK네트웍스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일 보유 중이었던 SK 주식 1만5985주를 처분했다. 이를 통해 30억원을 확보한 그는 SK네트웍스 주식담보대출을 일부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대신증권에서 SK네트웍스 주식 500만1904주를 맡기고 143억원을 빌린 상태였던 그는 이날 조정 이후 대출금이 125억원으로 줄었다. 대신 SK 주식 지분은 0.33%에서 0.31%로 낮아졌다.최성환 사장은 2021년부터 꾸준히 SK네트웍스 지분을 매입하며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2.6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아버지 최신원 전 회장의 0.84%보다 3배 가량 많은 규모다.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SK 지주사로 39.14%다. SK그룹 오너가 3세 중에서도 최성환 사장의 지분율은 많은 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자녀들은 아직 SK 지분이 전무하다. 최태원 회장의 장남 최인근 씨는 SK E&S 전략기획팀의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SK E&S는 재생에너지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그린 분야 사업체다.장녀 최윤정 씨는 SK바이오팜 수석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석사를 위해 휴직했다가 최근 다시 복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교로 자원입대해 관심을 모았던 차녀 최민정 씨는 SK하이닉스를 휴직하고 미국 스타트업에서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최민정 씨는 지난해 CES 2022에서 SK하이닉스 테크니컬리더로 참석해 투자자들 앞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SK그룹의 장손은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장남 최영근 씨다. 그러나 최 씨는 그룹 내 맡은 직책이 없고, 대마 스캔들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어 당분간 경영 참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변종 대마 상습 투약 혐의로 최 씨는 2019년 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하지만 최영근 씨는 SK디스커버리 지분 4.21%를 보유하고 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장남인 최민근 씨도 1.60%의 해당 지분을 갖고 있다. 최민근 씨도 아직 대학생 신분이라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최대주주는 최창원 부회장으로 40.18%에 달한다. 최태원 회장도 3.11%를 갖고 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13 07:00
산업

LG화학도 SK처럼…총수 구광모 지지 업고 글로벌 신약 도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공지능(AI)과 함께 바이오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이미 SK와 삼성은 신약 개발과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치고 나가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G도 14년 만에 LG생명과학을 모기업(LG화학)에서 흡수하며 글로벌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D 투자 30% 이상…글로벌 신약 겨냥 7일 업계에 따르면 LG가 바이오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2017년 LG화학에 흡수·합병된 뒤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리며 글로벌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에 생명과학 사업부문에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2220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최초 당뇨치료제 신약인 제미글로 등 주요 제품의 성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실적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R&D 투자 금액이었다. LG화학은 생명과학 사업부문 R&D에 무려 820억원을 쏟아 부었다. 매출 대비 37%에 달하는 R&D 투자로 업계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28.70%로 지난해 26.31%(2000억원)보다 높아졌다. LG화학으로 흡수되던 2017년에는 매출 대비 R&D 비중이 18% 수준이었는데 이제 30%에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투자 비용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흡수합병 당시 바이오의 적극적 육성을 위해 모기업으로 복귀하는 것이고, 신약 개발 투자를 확대하겠다던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 셈이다. LG화학 관계자는 “2017년 이후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매출과 투자 비용이 함께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올해부터 해외 글로벌 임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매년 3000억원 이상의 R&D 비용이 투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LG화학은 바이오 분야의 화끈한 투자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5년간 1조5000억원 투자를 단행하고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인수합병이나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2030년까지 글로벌 혁신 신약 2개 이상을 확보하고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항암, 당뇨·대사 영역 등 12개의 글로벌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가속화해 혁신 신약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SK·삼성보다 늦은 LG 바이오 먹거리 LG화학의 매출 구성은 일반 제약사와 확연히 다르다.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전무하고, 전문의약품 분야에서만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그만큼 미래 시장가치가 가장 큰 전문의약품 등 신약 개발에 집중하며 한 우물을 파고 있다는 의미다. 신약 개발 올인 전략은 총수나 모기업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약 개발은 10년 이상 걸리고 성공확률도 10% 미만이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비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는 구광모 회장이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기에 올인 전략이 가능하다. SK의 바이오 계열사들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적극적인 지지로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최태원 회장은 SK바이오팜의 국내 최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2개 결실을 위해 천문학적인 R&D 비용을 투자했다. LG화학도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 후 신약 파이프라인이 40여개로 늘어나는 등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자체개발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는 미·중 글로벌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LG화학이 처음으로 글로벌 임상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최초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글로벌 임상은 보통 현지 제약사와 제휴하는 게 일반적이다. 글로벌 임상 비용과 시간, 리스크 등을 줄이기 위해서다. LG화학 관계자는 “국내 최초 미 FDA 승인 항생제 신약인 팩티브를 개발할 때는 GSK와 제휴해 임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통풍 신약은 모든 과정을 LG화학이 책임지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위험 부담이 없지 않겠지만 이런 글로벌 임상 등의 경험 축적이 앞으로 LG화학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8.08 07:01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